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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 데스크 애널리스트/엔지니어는 무슨 일은 할까?

2020. 1. 10.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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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IT 서비스 회사의 서비스 데스크 부서 에서 일할 경우 이런 환경에서 일을 할 확률이 높다


IT 업계에서 일을 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 서비스 데스크 애널리스트(Service Desk Analyst) 혹은 서비스 데스크 엔지니어(Service Desk Engineer) 포지션이 도대체 무슨 일을 하는 것인지 본인의 경험을 토대로 소개를 하려고 한다. 회사에 따라서 다른 이름으로 IT 헬프데스크, OA 엔지니어, IT 서비스, 테크니컬 소프트 엔지니어, 온사이트 엔지니어라고도 부르기도 하는 이 업무는 한마디로 설명하자면 사내에서 사용되는 각종 IT 기기에 대한 지원, 유지보수, 자산관리 등의 업무를 해주는 포지션이다. IT 기기의 범위가 너무 광범위하기 때문에 모두 다 다루지는 않고 회사의 종류, 서비스 타입에 따라 조금씩 범위가 달라지지만 이 포지션의 업무 범위를 크게 세 개로 나눠볼 수 있다.



1. 서비스 데스크 업무만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회사

2. 일반 회사 내 IT 부서에서 서비스 데스크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

3. 대기업 등 규모가 큰 회사에서 서비스 데스크 업무만 아웃소싱을 받아 상주 근무를 하는 회사



먼저 1. 서비스 데스크 업무만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회사의 경우 글로벌 기업들이 자주 활용하는 방식인데 전세계에 걸쳐 지사가 많이 있는 글로벌 기업들의 경우 자체적으로 IT 부서 내에 서비스 데스크 업무를 하는 직원이 있는 경우도 있지만 보통 비용 절감 등을 이유로 IT 지원 업무를 통째로 글로벌 IT 서비스 업체에 아웃소싱을 주는 경우가 많다. 아래 그림을 보면 2019년 기준 Gartner Magic Quadrant 에서 IT 서비스 아웃소싱을 하는 리더급 글로벌 회사들이 나열되어 있는데 본인도 여기에 나와 있는 Leaders 에 포함된 한 회사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사실 IT 서비스 사업만 전문적으로 하는 회사는 매우 드물고 위의 3개 분류 중 2, 3에 속한 회사들이 대부분이다. 본인의 경우 첫 직장으로 말레이시아에서 서비스 데스크 애널리스트로 일을 시작했다.


뭔가 대단한 회사들이 많아 굉장한 업무를 하는 것으로 오해할 수 있지만 솔직히 영어로 의사소통을 기본 이상은 할 줄 안다는 가정 하에서는 진입장벽이 높지 않은 편이다. 영어를 할 줄 알아야 하는 이유는 당신의 매니저와 동료는 외국인일 확률이 높고 사내 모든 문서가 영어로 오고가기 때문이다. IT 기술지원을 주 업무로 하긴 하지만 그 업무의 기술적 수준이라던지 난이도가 그다지 높지 않은 편이라 굳이 덧붙이자면 IT 업계에서 막 들어오려는 사회초년생들이 도전해보면 좋을만한 엔트리 포지션이라고 생각한다. 심지어 전혀 IT 쪽 일을 하지 않은 사람들도 해외 생활을 꿈을 쫓아 도전하는 경우도 있고 실제로 내 동료들도 그런 사람들이 많았다. 왜 이런 것들이 가능하냐면 글로벌 회사라 그런지 업무 자체가 아주 잘 매뉴얼화 되어있고 모든 업무가 프로세스화 되어 있기 때문에 정해는 업무 프로세스에 따라 진행하면 큰 문제가 없다. 물론 기술적인 부분이 출중하다면 업무를 하는데 큰 도움이 되겠지만 솔직히 IT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도 약간의 트레이닝과 동료들의 도움만 받으면 나름대로 잘 해낼 수 있는 수준이다.


1번인 경우 대충 이런 느낌으로 일을 한다


주로 담당하는 고객사가 전부 한국에 있는 외국계 회사들이고 보통 한 사람당 2~5개의 고객사를 담당하는데 그 고객사의 임직원들이 업무를 하다가 자신의 노트북이나 데스크탑에 문제가 생긴 경우, 인터넷 갑자기 안된다거나 특정 어플리케이션의 권한이 필요한 경우, 뭔가 IT와 관련된 모든 지원이 필요한 경우 맨 처음으로 전화, 메일, 채팅으로 연락하게끔 되어 있는 곳이 바로 이 서비스 데스크이다. 그래서 언뜻 업무 환경을 보기에는 콜센터처럼 보일 수는 있으나 실제 업무는 그렇지 않다. 분명히 고객사에서 사용하는 IT 서비스에 대해서 잘 숙지하고 있어야 하고 기본적인 IT 지원 능력과 지식을 갖춰야 하고 영어를 할 줄 알아야 일을 원활하게 할 수 있다. 그래서 헤드폰을 끼고 고객의 연락을 기다리고 있다가 연락이 오면 그때부터 서포트르 시작하는 것이다. 필요에 따라 전화만으로 간단히 해결할 수 있는 문제도 있지만 상당수가 원격 데스크탑으로 고객의 PC에 접속해서 문제의 원인을 찾거나 도움을 주어야 하는 경우가 많다. 고객사와 지리적으로 떨어져 있기 때문에 핸즈온(Hands-on) 서포트라고 하는 실제 고객의 노트북 같은 장비를 직접 만져가면서 하는 서포트를 할 수 없기 때문에 자산 관리나 하드웨어 문제 해결은 직접 담당하지 않고 고객사에 상주하는 온사이트 엔지니어에게 티켓을 보내서 처리하도록 한다.


여기서 티켓이라는 용어가 처음 나오는데, 보통 이런 규모가 큰 회사들은 이런 IT 서비스 활동을 할 때 그냥 전화를 하거나 찾아가서 무작정 도와달라고 하지 않고 티켓이라는 개념을 사용하는데 티켓은 병원으로 비유를 하자면 환자의 진단서와 비슷하다. 환자가 병이 생겨 병원에 가서 먼저 간호사에게 무슨 용건으로 찾아왔는지 이야기를 하고 의사의 진료 후 어떤 치료를 받고 어떤 처방을 받는지가 진단서에 모두 기록되듯이 티켓이라는 것도 사내에서 사용하는 서비스나우(Service Now) 같은 티켓팅 시스템 내에서 처음 생성에서 부터 필요에 따라 여러 팀을 거쳐 결국에 모든 문제가 해결되면 완료되어 티켓이 종료되는 것으로 마무리가 된다. 이런 것들은 회사들 마다 주먹구구식으로 하는게 아니라 ITIL이라고 하는 이미 널리 활용되는 글로벌 표준에 따라 수행하는 것이기 때문에 위에서 언급된 어느 회사에서 일하던 일하는 방식은 거의 동일할 것이다. 


급여 수준을 궁금해 할지 모르겠는데 솔직히 회사 네임밸류나 외국에서 일을 하는데 급여 수준은 그다지 높지 않고 한국의 중소기업 수준 혹은 그보다 조금 나은 정도가 될 것이다. 그 이유는 이 포지션의 경우 말레이시아 같은 해외에서나 찾아볼 수 있는 포지션이라 현지 물가에 맞게 조절된 현지 통화로 급여를 받게 되고 그때그때 환율의 영향에 따라 원화 환산 시 더 높아질수도 있고 낮아질수도 있어서 그렇다. 그리고 업무 자체가 매뉴얼화, 프로세스화가 잘 되어 있고 그다지 높은 IT 기술 수준을 요하지 않는 업무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쪽 분야는 이미 표준화가 잘 되어 있는 상황이라 IT 서비스 업체 간에 경쟁력에 있어 비용이 큰 부분을 차지한다. 많이 들어봤겠지만 이미 인도, 필리핀, 말레이시아처럼 영어도 잘하고 유능한 IT 인력도 많고 게다가 인건비까지 저렴한 나라들이 있기 때문에 실제 업무를 하는 서비스 데스크 애널리스트들의 급여 수준도 하향화 된게 아닌가 싶다.


한가지 재미있는 점은 같은 사무실에서 일하는 동일한 업무를 하는 서비스 데스크 애널리스트라도 그 사람의 국적이나 서포트하는 언어와 나라에 따라 급여가 다 다르다. 참고로 본인이 일하던 사무실에는 중국계۰인도계۰말레이계 말레이시아인, 인도네시아인, 태국인, 일본인, 한국인, 필리핀인 등이 함께 일을 하고 있었다. 컴퓨터 학과 출신이 아니면서도 IT 업계에서 일을 하고 싶은 사람, 외국에서 직장을 잡고 싶은 사람, 급여에 대한 큰 욕심없이 워라벨을 즐기고 싶은 사람이라면 나름대로 나쁘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외국에서 일을 한다는 것, 영어가 된다는 것 자체가 국내 IT 업계에서는 꽤 환영받는 스펙이기 때문에 본인의 노력하에 추후 한국 내 외국계 회사로 이직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주어지고 이러한 이유 등으로 인해 한국으로 이직 시 큰 폭의 연봉 상승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다음으로 2. 일반 회사 내 IT 부서에서 서비스 데스크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일 경우 1보다는 좀 더 기술 수준이나 경력이 더 필요한 경우가 많다. 때에 따라 테크니컬 서포트 엔지니어, 온사이트 서포트 엔지니어, 헬프 데스크, OA 엔지니어 등으로 부르기도 한다. 좀 더 임직원들의 하드웨어를 직접 다뤄야할 것이고 자산 관리 업무와 함께 때에 따라 함께 일하는 매니저의 업무도 거들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사내 임원 같은 VIP들을 서포트 해야할 때도 종종 있을 것이다. 물론 회사마다 모두 다르겠지만 업무 강도가 1에 비해 더 높다. 1의 경우 전화나 메일, 메신저로만 고객을 상대해도 되었다면 2의 경우 실제 고객들의 얼굴을 마주하면서 지원을 해야하기 때문에 업무량이 많을 경우 스트레스 수준이 높을 수도 있다. 만약 본인이 아웃소싱으로 고객사에 상주하는 입장이 경우에는 실제 회사의 IT부서의 일원으로서 일하는 경우보다 불리한 입장에 처할 경우가 많다. 물론 드물긴 하지만 2의 경우에서도 회사 규모가 큰 경우 직접 사용자를 대면하지 않고 전화, 메일, 채팅을 이용하여 원격으로만 서포트를 하는 포지션도 있다. 그렇게 되면 현장 서포트하는 포지션은 또 따로 있다.


예를 들어 고객들이 요구하는 서비스 마인드의 레벨이 같은 직원이 서포트 하는 케이스에 비해 높아지기 때문에 기술적인 일임에도 불구하고 감정 노동적인 측면이 필요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아웃소싱이라면 자신이 속한 회사에서나 고객사에서나 뭔가 승진이라던지 좀 더 높은 포지션으로 옮겨가기가 어려운 측면이 있다. 만약 해당 회사의 IT부서 내에 서비스 데스크 엔지니어로 일을 한다면 상황이 많이 나아질 것이다. 급여 수준도 아웃소싱이 아닌 그 회사의 정규직 수준으로 받게 될 것이고 아웃소싱에는 많지 않은 각종 복지혜택, 상여금 등이 있을 것이며 업무 범위 또한 좀 더 넓어질 가능성이 높다. 예를 들어 서버 관리, 예산 산정, 새로운 프로젝트 참여 등의 업무도 함께 도맡게 될텐데 그런 업무 경험이 추후 승진이라던지 커리어 측면에서 유리하기 때문에 가능하다면 같은 포지션이라도 아웃소싱이 아닌 사내 IT 부서의 서비스 데스크 엔지니어 포지션으로서 일하는 것을 추천한다.


물론 취업 시장에서 이런 아웃소싱 소속 고객사 상주 포지션은 많지만 사내 자체 정직원 포지션은 드문게 사실이다. 하지만 서비스 데스크 엔지니어로 경력을 3~5년 정도 쌓다보면 일반 중소규모 회사의 IT 담당자, IT 스페셜리스트(Specialist), IT 관리자(Admin)와 같은 포지션으로 이직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될 수도 있다. 업무 내용은 사내 IT 기기 관리, 엔드유저 서포트 업무의 비중은 서비스 데스크 엔지니어 때보다 좀 더 줄어드는 대신 서버/네트워크 기기 관리, 데이터 백업, 벤더사 관리, 비용 산정, 새 프로젝트 참여 등의 업무 비중이 추가되거나 늘어나는 형태일 가능성이 높은데 어찌보면 서비스 데스크 엔지니어와 유사하지만 업무 범위가 더 넓고 좀 더 상위 포지션이라고 보면 된다. 이런 포지션은 본인이 어느 정도 엔드 유저 서포트 경험과 서버나 네트워크에 대한 지식이나 경험도 어느 정도 있고 영어도 된다면 경력 3~5년 차부터 이런 포지션에 지원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질 것이다. 거기다가 자신의 능력을 인정받고 회사에서 좋은 평판을 유지한다면 추후 매니저 포지션 혹은 그 이상까지 올라갈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3. 대기업 등 규모가 큰 회사에서 서비스 데스크 업무만 아웃소싱을 주어 상주 근무를 하는 회사의 경우 언뜻 보면 1, 2와 비슷해보일 수 있으나 큰 차이점은 이런 엔드유저 서포트만 담당하는 아웃소싱 회사가 아예 대기업 내에 한 구역에 상주하는 방식으로 돌아가기도 한다. 대표적으로 삼성이 그렇다. 삼성에서는 이런 업무를 IT 서비스라고 부르던데 아마 회사마다 다를 수도 있다. 이런 업무를 담당하는 엔지니어들 여러명이 한 아웃소싱 회사의 소속으로 함께 일을 하고 있으며 업무는 2번과 유사하다. 본인은 이런 환경에서는 일을 해보지 않아서 상세히는 모르겠지만 아무래도 아웃소싱이다 보니 그 일만을 할 수 밖에 없고 승진을 하더라도 다른 포지션은 없고 그 회사의 매니저로만 승진할 수 밖에 없는 구조로 보여진다. 언뜻 보기에는 본인의 의지에 따라 안정적으로 오랫동안 일을 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이나 본인이 기술이나 커리어에 대한 욕심이 있다면 나름대로 자격증 공부 등을 하여 사내 자체 IT 부서가 있는 회사로 이직을 하는 것을 추천한다. 주변 동료들로부터 들은 바로는 간혹 해당 업무를 하다가 스스로 준비를 하여 삼성 계열사 경력직으로 정규직 입사를 한 사례도 있다고 한다. 그리고 대체로 애초부터 고객사 수준이 높기 때문에 갑질이나 심각한 수준의 컴플레인을 겪게 될 가능성은 별로 없어 보이고 업무 강도도 그다지 높아보이지는 않았다. 물론 케이스 바이 케이스일 것이다.


2, 3번의 경우 보통 일반적인 사무실 같은 환경에서 일을 하게 될 것이고 아마 고객으로부터 받은 장비 놓을 수 있는 좀 더 넓은 데스크를 갖게될 것이다.



결론적으로 본인은 외국에서 서비스 데스크 애널리스트와 국내 외국계 회사에서 온사이트 엔지니어로 3년 정도 일을 해보고 그 이후로는 서버쪽 업무를 1년 반 정도 해본 경험으로서 서비스 데스크 분야는 나름 만족스럽고 뿌듯함도 있고 재미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비록 기술적인 측면에서는 네트워크/서버 엔지니어나 개발자 보다는 아무래도 레벨이 조금 낮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 조직에 비즈니스적으로 기여하는 정도는 절대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IT 기기를 사용하는 곳이라면 반드시 있어야만 하는 포지션이다. 또 어느 한 분야를 깊숙히 파고 들어가는 분야는 아니지만 회사나 조직 내의 전반적인 IT 인프라 및 서비스를 관리하는 포지션이기에 좀 더 전체적인 관점에서 사내 IT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전반적인 프로세스는 어떻게 되는지에 대한 안목이 생기게 된다.


아무래도 첫 직장이 앞으로 커리어 패스를 결정하는데 큰 역할을 하기 때문에 개발자나 네트워크/서버/클라우드 엔지니어 쪽일을 하고 싶다면 서비스 데스크라는 포지션이 추후에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사내 IT 부서를 꾸려나가는 업무라던지 IT에 대한 관리, 경영적인 업무가 잘 맞다면 서비스 데스크 분야의 포지션이 좋은 시작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하지만 서비스 데스크 중에서도 고객을 일대일로 대면 지원하는 포지션이라면 업무 특성상 나이가 들어서까지 하기에는 조금 벅찰 수 있다. 아무래도 고객을 상대하는 업무가 상당한 역할을 차지하는 만큼 나이에 대해 민감한 한국 문화에서는 대체로 이런 포지션에 과장급 아래의 나이가 어린 사람들을 더 선호하기 때문이다. 물론 예외도 있겠고 원격으로만 서포트하는 포지션이라면 이야기가 좀 달라지지만 대체로 지금까지 보아온 바로는 그렇다. 본인이 서비스 데스크 쪽에서 커리어를 시작했고 지속적인 커리어 상승에 대한 욕구가 있다면 본 업무 외에도 서버, 네트워크, 클라우드, PM(Project Manager) 관련 등의 자격증을 따거나 서버나 네트워크, 클라우드 같은 분야에서 약간의 운영 업무 같은 추가적인 경력을 좀 더 쌓다보면 추후에 한 회사의 IT 담당자나 매니저로 일하게 될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주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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